
이직 면접이 잘 풀려서 입사일을 조율하는 중이라면, 사표를 언제 낼지부터 고민하게 됩니다. 그런데 많은 직장인이 “퇴직금은 근속연수로 정해지니 날짜는 별 상관없다”고 생각하고 넘어갑니다. 실제로는 그렇지 않습니다. 퇴직금은 퇴사 직전 석 달 동안 받은 임금을 기준으로 계산되기 때문에, 그 석 달에 무엇이 들어갔는지에 따라 같은 연차라도 금액이 달라질 수 있습니다.
3줄 요약
① 퇴직금은 계속근로기간 1년에 대해 30일분 이상의 평균임금입니다. 평균임금은 퇴직 전 3개월 임금 총액을 그 기간 총 일수로 나눈 값입니다.
② 연간 상여금 총액과 연차수당은 3/12만 가산되고, 1일 통상임금이 1일 평균임금보다 크면 통상임금 기준으로 계산됩니다.
③ 퇴직금은 지급사유가 발생한 날부터 14일 이내가 원칙입니다. 퇴사 전에 급여명세서 석 달치와 연차 잔여일수를 먼저 확인하세요.
퇴직금의 기본 공식부터 다시 보겠습니다
근로자퇴직급여 보장법 제8조 제1항은 퇴직금제도를 두는 사용자가 계속근로기간 1년에 대하여 30일분 이상의 평균임금을 퇴직 근로자에게 지급할 수 있는 제도를 설정하도록 정하고 있습니다. 고용노동부가 공개한 계산 공식으로 옮기면 다음과 같습니다.
퇴직금 = 1일 평균임금 × 30일 × (재직일수 ÷ 365)
여기서 사람들이 놓치는 부분은 ‘30일’도 ‘365’도 아닌 1일 평균임금입니다. 이 값이 어떻게 만들어지느냐에 따라 최종 금액이 수십만 원, 근속이 길면 수백만 원까지 벌어질 수 있습니다. 그런데 평균임금은 입사 이후 전체 기간의 평균이 아니라 퇴직 직전 3개월만 봅니다.
즉 5년을 다녔든 10년을 다녔든, 곱해지는 단가는 마지막 석 달의 임금 상황이 결정합니다. 마지막 석 달에 무급휴직이 있었거나, 병가로 임금이 줄었거나, 수당이 유난히 적었다면 그 영향이 근속 전체에 곱해져 돌아옵니다. 반대로 정기 상여금이 지급된 시기, 연차수당 정산 시기와 겹치면 유리해질 수도 있습니다.
1일 평균임금은 이렇게 계산됩니다
고용노동부 퇴직금 계산기의 공식 예제를 그대로 따라가 보겠습니다. 계산은 세 단계입니다.
1단계: 퇴직 전 3개월 임금 총액
퇴직일 이전 3개월간 지급받은 임금(세전)을 모두 더합니다. 기본급뿐 아니라 기타수당도 포함합니다. 예제에서는 기본급 600만 원과 기타수당 108만 원을 합쳐 708만 원, 기간의 총 일수는 92일이었습니다. 여기서 ‘총 일수’는 근무일이 아니라 달력상 일수입니다. 그래서 2월이 낀 석 달과 7~8월이 낀 석 달은 나누는 분모 자체가 다릅니다.
2단계: 상여금과 연차수당 가산
연간 상여금 총액은 전액이 아니라 3개월분에 해당하는 3/12만 더합니다. 예제에서 연간 상여금 400만 원은 100만 원으로 반영됐습니다. 연차수당도 같은 방식으로 3/12만 가산되며, 예제에서는 연차수당 30만 원이 7만 5천 원으로 반영됐습니다. “상여금을 받은 달에 퇴사하면 퇴직금이 확 뛴다”는 말이 정확하지 않은 이유가 여기 있습니다. 상여금은 지급 시기와 무관하게 연간 총액 기준으로 나눠 반영되는 구조로 계산됩니다.
3단계: 총액을 총 일수로 나누기
1단계와 2단계를 모두 더한 뒤 기간의 총 일수로 나누면 1일 평균임금이 나옵니다. 예제에서는 (708만 원 + 100만 원 + 7만 5천 원) ÷ 92일 = 약 88,641원이었습니다. 이 값에 30일을 곱하고, 재직일수를 365로 나눈 비율을 곱하면 퇴직금이 됩니다.
한 가지 안전장치가 더 있습니다. 1일 통상임금이 1일 평균임금보다 크면 통상임금을 기준으로 퇴직금을 계산합니다. 마지막 석 달에 무급휴직이나 결근이 많아 평균임금이 비정상적으로 낮아졌을 때, 근로자가 과도하게 손해 보지 않도록 하는 장치입니다. 그래서 “마지막 석 달에 쉬었더니 퇴직금이 반토막 났다”는 말은 그대로 받아들이면 안 됩니다. 통상임금 기준과 비교해 더 높은 쪽으로 계산되는지 확인해야 합니다.
퇴사 날짜가 금액을 바꾸는 네 가지 경로
계속근로기간이 1년을 넘느냐
가장 큰 갈림길입니다. 법 제4조 제1항 단서는 계속근로기간이 1년 미만인 근로자에 대해서는 퇴직급여제도 설정 의무의 예외를 두고 있습니다. 입사 1년을 며칠 앞두고 퇴사하면 퇴직금 자체가 발생하지 않을 수 있다는 뜻입니다. 이직 입사일이 조율 가능한 상황이라면, 1년이 되는 날을 먼저 확인하고 그다음에 사표 날짜를 잡는 순서가 안전합니다.
재직일수가 며칠 늘어나느냐
공식에서 재직일수는 365로 나눠 곱해집니다. 근속이 길수록 하루의 가치가 커집니다. 예를 들어 1일 평균임금이 9만 원인 사람이 열흘 더 근무하면 대략 9만 원 × 30 × (10 ÷ 365), 즉 7만 원 남짓이 늘어납니다. 큰 금액은 아니지만, 어차피 인수인계를 해야 한다면 날짜를 며칠 조정하는 것만으로 챙길 수 있는 부분입니다.
마지막 석 달에 임금이 줄어드는 사정이 있느냐
육아기 근로시간 단축, 질병 휴직, 무급휴가, 부서 이동으로 인한 수당 변동은 모두 평균임금에 영향을 줍니다. 특히 퇴사를 앞두고 남은 연차를 몰아 쓰는 경우가 많은데, 연차휴가는 유급이므로 그 자체로 임금이 줄지는 않습니다. 다만 야근·휴일근로가 사라지면서 변동수당이 빠지는 효과는 생길 수 있습니다.
연차수당을 정산받느냐 소진하느냐
남은 연차를 돈으로 받는지, 쉬고 나가는지도 계산이 달라집니다. 퇴직 시점에 미사용 연차를 수당으로 정산받으면 그만큼 현금이 들어오고, 쉬고 나가면 재직일수가 늘어납니다. 어느 쪽이 유리한지는 본인의 1일 평균임금과 남은 연차 일수에 따라 다르므로, 숫자를 넣어 두 경우를 비교해 보는 편이 확실합니다.
숫자를 넣어 비교해 본 세 가지 상황
이해를 돕기 위해 1일 평균임금이 9만 원, 근속 5년(재직일수 1,825일)인 사람을 가정해 보겠습니다. 실제 금액은 개인의 임금 구성에 따라 다르므로 구조를 보는 용도로만 참고하세요.
상황 1: 기준대로 계산했을 때
9만 원 × 30일 × (1,825 ÷ 365) = 1,350만 원입니다. 여기서 재직일수가 5년에서 하루라도 모자라면 마지막 항의 비율이 그만큼 줄어듭니다. 근속 연수를 ‘몇 년차’로 세는 습관 때문에, 실제 재직일수가 며칠 부족한 상태로 퇴사일을 잡는 경우가 생각보다 흔합니다.
상황 2: 마지막 석 달에 무급휴직 한 달이 있었을 때
임금 총액이 줄어 1일 평균임금이 6만 5천 원으로 떨어졌다고 가정하면 같은 공식으로 975만 원이 나옵니다. 차이가 375만 원입니다. 다만 앞서 설명한 통상임금 하한이 있습니다. 1일 통상임금이 8만 원이라면 그 값으로 계산해 1,200만 원이 기준이 됩니다. 마지막 석 달에 임금이 줄어드는 사정이 있었다면, 회사가 어느 단가를 적용했는지 반드시 확인해야 하는 이유입니다.
상황 3: 연차 10일을 소진하고 나갈 때와 정산받을 때
연차 10일을 쉬고 나가면 재직일수가 10일 늘어 약 37만 원이 더해집니다. 반대로 수당으로 정산받으면 그만큼 현금이 들어오지만, 그 연차수당은 연간 총액 기준으로 3/12만 평균임금에 반영됩니다. 어느 쪽이 유리한지는 1일 통상임금과 1일 평균임금의 관계, 그리고 새 회사 입사일에 여유가 있는지에 따라 달라집니다. 숫자를 양쪽 다 넣어 보고 결정하는 편이 확실합니다.
퇴직금은 언제 들어오나
법 제9조 제1항은 사용자가 근로자 퇴직 시 지급사유가 발생한 날부터 14일 이내에 퇴직금을 지급하도록 정하고 있습니다. 다만 특별한 사정이 있으면 당사자 간 합의로 지급기일을 연장할 수 있습니다. 여기서 중요한 건 ‘합의’입니다. 회사가 일방적으로 “다음 달 급여일에 같이 준다”고 통보하는 것과, 근로자가 사정을 듣고 동의하는 것은 다릅니다.
또 하나, 퇴직금은 원칙적으로 근로자가 지정한 개인형퇴직연금(IRP) 계정으로 이전하는 방법으로 지급합니다. 그래서 퇴사 전에 IRP 계좌를 만들어 두지 않으면 지급이 늦어지는 일이 생깁니다. 55세 이후 퇴직 등 법령이 정한 예외에 해당하면 달라질 수 있으니, 본인 상황을 회사 담당자에게 확인하세요.
퇴직연금제도(확정급여형·확정기여형)에 가입된 회사라면 흐름이 조금 다릅니다. 금융회사에 쌓인 적립금에서 지급되고, 적립금이 법이 정한 급여수준에 못 미치면 사용자가 그 부족분을 역시 14일 이내에 지급해야 합니다. 내 회사가 퇴직금제도인지 퇴직연금제도인지부터 확인하는 것이 순서입니다.
퇴직금이 없을 수도 있는 경우
모든 근로자에게 자동으로 발생하는 것은 아닙니다. 법 제4조 제1항 단서는 두 가지를 예외로 둡니다. 첫째, 계속근로기간 1년 미만인 근로자. 둘째, 4주간을 평균하여 1주 소정근로시간이 15시간 미만인 근로자입니다. 주 2일 단시간 근무나 아르바이트 형태로 일한 기간이 있다면 이 기준을 따져봐야 합니다.
반대로 오해가 많은 부분도 있습니다. 회사 규모가 작다고 해서 퇴직금이 면제되지는 않습니다. 법 제3조는 근로자를 사용하는 모든 사업 또는 사업장에 적용된다고 정하고 있고, 동거하는 친족만 사용하는 사업과 가구 내 고용활동만 예외입니다. 5인 미만 사업장도 퇴직급여 적용 대상입니다.
또한 하나의 사업 안에서 급여와 부담금 산정방법에 차등을 두는 것은 금지됩니다. 같은 회사에서 직군에 따라 퇴직금 산정 방식이 다르다는 설명을 들었다면, 그것이 법이 허용하는 범위인지 확인해 볼 필요가 있습니다.
퇴사 전 저녁에 확인할 체크리스트
- 입사일 기준 계속근로 1년이 되는 날짜를 달력에 표시했는가
- 최근 급여명세서 3개월치를 내려받아 기본급과 기타수당을 구분해 적어 놓았는가
- 지난 1년간 받은 상여금 총액과 연차수당 금액을 확인했는가
- 남은 연차 일수와, 소진할지 정산받을지 회사 기준을 확인했는가
- 우리 회사가 퇴직금제도인지 퇴직연금제도(DB/DC)인지 확인했는가
- IRP 계좌를 개설해 두었는가
- 마지막 석 달에 무급휴직·결근 등 평균임금을 낮추는 사정이 있었는지, 있다면 통상임금 기준과 비교했는가
계산해 보고 회사에 물을 때 쓰는 문장
숫자를 직접 넣어보려면 고용노동부 홈페이지의 퇴직금 계산기를 쓰는 편이 빠릅니다. 입사일과 퇴사일, 퇴직 전 3개월 기본급·기타수당, 연간 상여금 총액, 연차수당을 넣으면 1일 평균임금과 예상 퇴직금이 나옵니다. 여기서 나온 금액은 참고값이며, 회사 내규와 실제 지급액은 차이가 있을 수 있다고 안내돼 있습니다.
계산 결과와 회사 안내 금액이 다르면 감정적으로 따지기보다 확인 요청 형태로 묻는 편이 처리도 빠릅니다.
“퇴사일 기준 퇴직금 산정 내역을 확인하고 싶습니다. 평균임금 산정 기간 3개월과 그 기간의 임금 총액, 연간 상여금·연차수당 반영분, 적용된 1일 평균임금(또는 통상임금) 금액을 알려주실 수 있을까요? 지급 예정일과 IRP 계좌 등록 절차도 함께 안내 부탁드립니다.”
이 문장에는 산정 기간, 임금 총액, 가산 항목, 단가, 지급일, 절차가 모두 들어 있습니다. 담당자가 답을 주면 급여명세서와 대조해 보고, 차이가 있으면 어느 항목에서 생긴 차이인지 짚어 다시 문의하세요. 설명이 엇갈리거나 지급이 지연되면 고용노동부 고객상담센터(1350)에 근무 형태와 임금 구성을 설명하고 확인할 수 있습니다.
이직 일정과 함께 보면 좋은 순서
정리하면 순서는 이렇습니다. 첫째, 계속근로 1년 요건을 확인합니다. 둘째, 최근 석 달 급여 구성을 확인해 평균임금이 특별히 낮아진 사정이 없는지 봅니다. 셋째, 남은 연차를 소진할지 정산받을지 정합니다. 넷째, 그 결과로 나온 퇴사 가능 날짜 범위를 새 회사 입사일 협의에 반영합니다. 다섯째, IRP 계좌를 준비하고 지급 예정일을 확인합니다.
퇴직금은 회사가 호의로 주는 돈이 아니라 법이 정한 기준에 따라 산정되는 금액입니다. 그래서 “얼마 주시나요”보다 “어떤 기준으로 계산되었나요”라고 묻는 편이 훨씬 정확한 답을 받습니다. 오늘 저녁에 급여명세서 석 달치만 열어 봐도, 다음 달에 결정할 날짜가 훨씬 또렷해집니다.
이 글은 국가법령정보센터의 근로자퇴직급여 보장법 조문과 고용노동부 퇴직금 계산기 공식 안내를 바탕으로 작성한 일반 정보입니다. 개별 사업장의 임금 구성, 취업규칙, 퇴직연금제도 종류에 따라 산정 방식이 달라질 수 있으므로 회사 담당자 또는 고용노동부 1350에 구체적인 급여 내역을 설명하고 확인하세요.
확인한 공식 자료
- 국가법령정보센터 — 근로자퇴직급여 보장법 제8조·제9조
퇴직금은 계속근로기간 1년에 대하여 30일분 이상의 평균임금으로 지급해야 하고, 퇴직금은 지급사유가 발생한 날부터 14일 이내에 지급해야 한다는 조문을 확인했습니다. - 국가법령정보센터 — 근로자퇴직급여 보장법 제4조 제1항 단서
계속근로기간이 1년 미만이거나 4주간을 평균하여 1주 소정근로시간이 15시간 미만이면 퇴직급여제도 설정 의무의 예외라는 점을 확인했습니다. - 고용노동부 — 퇴직금 계산기(공식 안내와 계산 예제)
1일 평균임금은 퇴직 전 3개월 임금 총액을 그 기간의 총 일수로 나누고, 연간 상여금 총액과 연차수당은 3/12을 가산하며, 1일 통상임금이 1일 평균임금보다 크면 통상임금을 기준으로 계산한다는 공식 산식과 예제를 확인했습니다. - 고용노동부 고객상담센터(1350)
개별 사업장의 임금 구성과 퇴직금 산정 방식을 상담할 수 있는 공식 창구입니다.
